“뻔뻔스럽군, 민수영. 날 여전히 그렇게 부를 수 있다니.”
아내가 돌아왔다.
4년 전. 얼음처럼 차갑고 냉혹하게 떠났던 그 악녀가,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여자가 되어…….
“이혼해 줄게요.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네가 조건을 내걸 수 있는 입장이라고 생각해?”
“나하고 두 달만 같이 지내요.”
수영은 짙은 쾌락의 열기가 감도는 눈빛으로 강준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을 마주 보는 강준의 눈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이러는 진짜 이유가 뭐야?”
“당신에게 나쁜 여자로 남고 싶지 않아요.”
그녀는 확신할 수 있었다. 검은 막처럼 드리워진 그 눈 너머에는 그녀와 똑같은 욕망의 너울이 넘실거리고 있다는 것을.
오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