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직하고 묵직한 저음이 검게 내려앉은 공기를 가르며 그녀의 심장으로 밀려들어왔다. 지련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유지하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답했다.
“돌아가야죠.”
“……그놈이랑 결혼할 거야?”
“신경 끄세요. 권호륜 씨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니까.”
“원성운 그 새끼, 널 원해서 갖겠다는 게 아닌 거 알잖아!”
심장이 아프도록 죄어왔다. 안다. 너무도 잘 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내가 누군지도 너무 잘 안다.
지금 저기 검은 안개처럼 자신에게 휘감겨 오는 치명적 매력으로 뒤덮인 사내가 자신의 이상형이고 사랑이라는 것도 잘 안다.
그래도 갈 수 없다.
“지금 이런 저런 거 따질 입장, 아니에요.”
호륜이 그녀의 팔을 잡아 돌려 품안에 끌어당겼다.
그는 조금도 물러설 마음이 없는지, 그녀의 팔을 잡아끌고 차로 향했다.
예파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