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미묘하게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남자였다.
그런데, 끔찍한 실수로 그와 지저분하게 얽혀버렸다.
“야, 니 지금 나 꼬시냐?”
“네, 네?”
“지금 너 개수작 부리는 거 아냐. 내 몸에 슬쩍슬쩍 닿으면서 살랑살랑거리고.”
“그, 그게 무슨….”
입이 험하고,
몸집이 크고,
배려심이 없이 제멋대로 행동을 하는 남자였다.
그런데 왜 그런 그의 곁이 점점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걸까.
“그, 때처럼… 해 주시면 안 돼요?”
“뭐?”
“저 만져 주시고… 지난번처럼… 또, 또 해 주시면….”
“하, 씨발 이게 진짜 돌게 만드네.”
언젠가부터 제 허리를 꽉 끌어안은 무거운 팔이 답답하고 버겁기보다는 안전벨트처럼 느껴졌다.
아무리 거센 바람이 불어도 절대 떨어지지 않게 붙잡아 줄 것 같은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