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공주 해적전

· 소설Q Kitabu cha 7 · 창비 Changbi Publishers
Kitabu pepe
208
Kurasa

Kuhusu kitabu pepe hiki

“이 남자를 적당히 구슬려 재물을 털어내면

한동안 먹을 것 걱정은 없겠구나”

한계 없는 상상력과 뛰어난 입담의 작가 곽재식

서해를 무대로 반전을 거듭하는 공주 해적의 정체를 밝혀라!

 

장르적 상상력을 한계 없이 펼치며 분야를 가리지 않고 언제나 흥미로운 이야기만을 선사하는, 믿고 읽는 소설가 곽재식의 『신라 공주 해적전』이 소설Q의 일곱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신라 말을 배경으로 “세상의 온 바다를 치마폭에 담고 있”다는 당찬 사기꾼 장희와 얼뜨기 서생 한수생이 만나 서해의 온갖 해적을 물리치고 망국의 공주를 구하는 유쾌 상쾌한 활극이다. 첫 페이지부터 독자들을 단숨에 가상의 공간으로 끌어들이고 대사마다 ‘현실 웃음’을 선사하는 작가의 탁월한 이야기 솜씨를 따라가다보면, 독서의 끝에 즐거움이라는 감상이 단연 산뜻하게 남는다.

 

“어느 바다에서 나쁜 짓을 하는 형제자매들이신가?”

씩씩한 여장부 장희와 순박한 서생 한수생의 유쾌한 모험

 

신라 장보고가 망하고 15년이 지난 서기 861년, 한주 지방에 장희가 살고 있었다. 모아둔 재물이 다 떨어지자 장희는 일찍이 장보고의 무리를 따라다니며 심부름을 하던 재주를 사용해 적당한 사람을 속여 다시 한 밑천 잡아보려 한다. 한편 깊은 산 속에 살며 농사일과 글 읽는 일밖에는 해본 적 없는 순박한 한수생은 마을사람들과의 오해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는데, 급히 마을에서 도망쳐 나오다 우연히 마주친 장희에게 몸을 숨겨달라 도움을 청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 장희가 한수생을 데리고 서쪽 바다로 나아가면서 그들의 모험이 시작된다.

서해로 나가자마자 대포고래가 이끄는 해적에게 배가 산산조각이 난 장희와 한수생은 놀랍게도 망한 지 이백년이 더 지난 백제에서 정신을 차리고, 한수생은 백제 공주의 남편으로 점찍어지는데. 신라를 무찌르고 백제를 재건하자는 해적들 사이에서 장희와 한수생은 번뜩이는 재치로 쉴 새 없이 몰아닥치는 사건을 차례차례 해결한다. 그리고 작가는 오로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해적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던 장희를 어느새 망국의 공주를 적극적으로 돕게 만들며 이야기를 능수능란하게 끌고 간다. 장희가 이번에는 어떻게 위기를 넘길지 짐작하는 것만으로도 소설의 긴장이 끝까지 유지된다. 그들의 모험은 어떻게 끝나게 될까, 공주는 백제를 재건할 수 있을까, 또 ‘지금도 뱃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공주 해적의 정체는 밝혀질까.

장희와 한수생을 비롯하여 공주와 두 장군 등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는 독자들이 ‘장보고가 망한 지 15년이 지난’ 세계에 스스럼없이 빠져들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힘이다. 특히 스스로 “세상의 온 바다를 치마폭에 담고 있다”는 씩씩한 여장부 장희와 “얼굴이 허옇고 몸집이 흐늘거리”는 한수생, 소설의 주축인 서로 너무 다른 두 사람의 조합은 온갖 역경을 함께 헤쳐온 만큼 끈끈하면서도 ‘쿨’하기 그지없어 그들이 나누는 우정과 연대가 유난히 청량한 느낌을 들게 한다.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감각이 십분 발휘되는 재치 넘치는 대사들 역시 시종일관 소설의 곳곳에서 빛을 발하며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유쾌하게 써서 홀가분하게 마무리한 소설”

즐겁고 재미있고 산뜻하다

 

소설, 에세이, 교양서 등 전방위적 글쓰기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답게 『신라 공주 해적전』에는 특별한 ‘작가의 말’이 수록되어 있다. 대포고래, 서대사법 등 소설에 사용한 여러 소재의 역사적 기록을 하나하나 밝히고, 어떤 상상을 더해 이야기를 구상했는지 그 과정을 세세히 적어둔 것이다. 자료의 방대함과 함께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소설을 쓰게 된 계기나 어떤 소재를 어떻게 쓰겠다 마음먹은 이유로 자못 산뜻하게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밝힌 그의 말이다. “유쾌하게 써서 홀가분하게 마무리한 소설”이니 독자들도 즐겁게 읽어달라는 그의 부탁에서도 소설을 쓰는 그의 동력이 무엇이었을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으니, 『신라 공주 해적전』을 읽고 난 독자들에게도 읽는 동안 푹 빠져서 시간이 사라진 듯한 기분, 소설 읽기의 가장 원초적인 매력, 즐거움이라는 감상이 단연 유쾌하게 남을 것이다. 


작가의 말

 

일본에 남아 있는 기록을 보면, 장보고의 전성기가 끝날 무렵 신라에서 온 해적들 때문에 일본인들이 고생을 했다는 이야기가 몇차례 나온다. 훗날 일본에서 온 해적들을 흔히 왜구라고 불렀던 것처럼, 역으로 신라에서 온 이 해적들을 일본에서는 삼한 지역, 즉 한반도 지역에서 온 해적들이라고 해서 ‘한구’라고 부르기도 했다. 나는 이 기록을 조사하면서 신라 말을 배경으로 한 해적들에 얽힌 모험담이 있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

다행히 한번도 마감을 어기는 일 없이 무사히 연재를 마치고 지금 이렇게 단행본 출간을 앞두며 마지막 문장을 쓰게 되다니, 처음 시작하던 불안한 마음을 돌이켜보면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유쾌하게 써서 홀가분하게 마무리한 소설인 만큼, 읽고 계신 독자께도 즐거운 이야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2020년 청권사에서

곽재식

책 속에서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한수생은 울고 있는 것 같았다.

“낭자, 이제 나는 어찌하면 좋겠소?”

장희가 대답했다.

“지난날 청해진의 장보고 대사를 따라 천하의 영웅호걸들과 함께, 만리 바깥 바다를 돌아다니며 산과 같은 파도를 넘고, 지옥보다 깊은 소용돌이를 지나쳐 오면서 별의별 일을 다 해결해온 이 마님이 여기에 있지 않소? 내가 만사를 다 해결해주겠다고 그대 앞에 와 있는데 두려워할 것이 있겠소. 들고 있는 은팔찌 하나만 주면 몸을 피할 계책을 알려드리리다.” (25-26면)

 

“천하갑영웅 청해진대사 장보고의 수하로 세상의 온바다를 치마폭에 담고 있다던 내가 겨우 순해빠진 얼뜨기의 은팔찌 몇개를 들고 도망을 치고 있는가?”

마침내, 장희는 한수생을 버려두고 떠나지 못하고 배를 돌렸다.

“내가 일부러 세상 편하게 살 기회를 버리고 지금 돌아가니, 이제부터 무슨 일이 벌어지건 다 내가 멍청하고 아둔한 탓이다.” (29-30면)

 

“그나마 그대가 다루어본 무기가 무엇이오?”

“산골에서 농사만 짓고 가끔 글이나 읽던 사람에게 무기가 무슨 말이오? 위험한 것이라고 해봐야 벼를 벨 때에 낫질이나 해보았을 뿐이오.”

(...)

“어느 바다에서 나쁜 짓을 하시는 형제자매이신가?”

장희가 대답했다.

“우리는 한주 땅에서 일하는 무리입니다.”

장희는 양손에 들려 있는 두개의 녹슨 칼을 들어 보였다.

“저는 별명이 독꽃게라고 하고, 저 남자는 별명이 낫질귀신이라고 합니다.” (42면)

 

그런데 문득 배 한편에 묶여 있던 장희가 남은 기운을 다해 소리쳤다.

“그대는 ‘행해만사’, 무슨 일이든 말만 하면 들어준다는 나를 잊었는가?”

장희의 목소리는 갇혀서 모진 꼴을 당하느라 병들고 굶주린 듯했다. 그 목소리를 들으니 한수생은 다시 눈물이 나려는 것 같았다. (110면)

 

“그렇다면 도대체 저것들이 누구란 말이냐? 정말로 춤추고 노래 부르는 귀신이거나 바닷속 용왕이 보낸 사람들이란 말이냐?”

신라군의 장수는 장희의 춤에 깊이 취해 눈을 떼지 못하고 쳐다보았다. 부하 하나가 말했다.

“여자의 춤사위는 아름다우나 옆에서 노래를 부르는 남자들의 재주는 보통에도 미치지 못하니, 어찌 용왕의 사자일 리가 있겠습니까?” (117-118면)

 

“남은 백성이라고는 수십명뿐인 망한 나라에 우두머리를 세워두고 자기들끼리 임금이니, 대장군이니 부르면서 이렇게 도장과 지도를 잔뜩 만들어놓고 있었구나. 그것을 거창한 뜻이라고 자랑하면서 귀하다고 꼭꼭 숨겨놓지 않았는가. 이따위를 찾겠다고 소리를 꽥꽥 지르며 칼부림을 하고 사람을 죽이고 다닌 놈은 이것을 보물이라고 숨겨놓은 놈보다 도대체 몇갑절이나 더 멍청한 놈인가!”

장희는 그렇게 말하고 우렁차게 웃었으니, 깔깔거리는 소리가 어쩐지 귀신이 우는 소리 같았다. (187면)



Changbi Publishers

Kuhusu mwandishi

곽재식

2006년 「토끼의 아리아」가 MBC 베스트극장에서 영상화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 『지상 최대의 내기』 등 다수의 소설과 『삶에 지칠 때 작가가 버티는 법』 『한국 괴물 백과』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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