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향하지 않을 수 없는
간절함의 시
신달자 시인의 열다섯 번째 시집『간절함』이 민음의 시 262번으로 출간되었다. 황현산 문학평론가는 신달자 시인에 대해 “두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모든 말들이 모두 시가 된다”고 평한 바 있다. 시의 언어로 일상을 살아내는 시인이, 시에 대한 간절함으로 생을 반추한다. 그 70편의 시를 묶었다. 시인은 감정에 휘둘리던 젊은 날에 대한 후회를 고백한다. 그러나 나이 듦이 감정을 무디게 하지는 않는다. “마음과 나이의 거리가 만들어 내는 또 하나의 아픔”이 있을 뿐이다. 이제 시인은 감정을 조금은 다른 온도로 느낀다. 감정에 휘둘려 소리 내어 우는 대신, 하늘을, 강물을, ‘너’를 바라본다. ‘나’를 돌아본다. 바라봄이 곧 울음임을 알기 때문이다. 바라보는 시선의 끝에 시가 흐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시선의 다른 이름은 간절함이다.
신달자
1943년 경남 거창에서 태어났다. 숙명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4년 《여상》에서 여류신인문학상 수상과 함께 등단한 후, 1972년 박목월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서 재등단했다. 평택대 국문과 교수, 명지전문대 문창과 교수를 역임했다. 『봉헌문자』, 『아가』, 『아버지의 빛』, 『오래 말하는 사이』, 『열애』 등의 시집이 있으며, 『시인의 사랑』, 『너는 이 세 가지를 명심하라』,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배웠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등 다수의 에세이집이 있다. 1989년 대한민국문학상, 2001년 시와시학상, 2004년 한국시인협회상, 2007년 현대불교문학상, 2008년 영랑시문학상, 2009년 공초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