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깊은 힐베르트 공작가의 공작 부인이 된 셀리아. 결혼식도 결혼 증명서도 쓰기 전, 신방으로 밀어 넣어진 그녀는 나이 지긋한 공작의 아이를 가져야만 한다. 그러나, 공작은 결혼 첫날밤에 급사하고 졸지에 셀리아는 미망인이 되고 만다. “공작이 신부를 돈 주고 사 왔다고요? 망측해라.” 남편의 장례식에서 공작의 아들, 힐베르트 가문의 새로운 가주를 마주한 그녀. “유젠 님께선 제 아드님이 되시는 거예요.” “아드님?” 그녀의 말에 어떤 반응도 하지 않던 그가 빤히 응시하며 말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 “어머니.” * * * “몰래 아이를 가지려고 난교 파티에까지 제 발로 걸어간 부인에게서 들을 말이 아닌 것 같은데.” 그의 입에서 떨어진 노골적인 말에 셀리아는 흠칫 몸을 떨었다. “거기서 누구와 붙어먹은 겁니까?” 그의 손이 셀리아의 납작한 배를 쓸었다. “이 안에 든 씨가, 힐베르트 가문의 것이 맞는 겁니까?” 그는 그 밤의 일을 알고 있었다. 당장 머리채가 잡혀 끌려 나가도 할 말 없는 그 밤의 일을. “그래서, 임신했습니까? 원하는 것을 가졌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