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그룹의 후계자, 윤강재. 하설이라는 여자가 보여주는 원석 자체의 반듯하고 이지적이면서도 절제된 매력이 묘하게 사람을 잡아끌었다. ‘왜 나에게 집착하지 않지?’ 그게 어처구니가 없어서 자존심이 상했다. 못된 남자 콘셉트로 최선을 다해 못되게 굴어줄 참이었다. 그리고 끝끝내 손아귀에 쥐고 놓아주지 않을 참이었다.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그녀의 입술은 그녀를 상상하게 했다. 그녀의 몸을 구성하는 모든 것을 상상하게 했다. 망쳐 놓고 싶어졌다. 부숴놓고 싶고, 새빨갛게 달아오른 요부로 만들어 놓고 싶어졌다. 전부 내 것이어야 돼! 그녀의 안에 들어가자 뭐라 형언할 수 없는 평온함과 안락함, 그 이상의 안온함마저 느껴졌다. 대체 이 감정이 뭘까? “네 안, 미치겠어.” 적당한 온도와 감도, 죄어오는 감각과 뱉어내는 힘, 그 모든 것이 너무도 완벽했다. 하물며 찰박거릴 만큼 넘치는 물기는 또 어떤가? 절대 다른 놈에게는 맛보이고 싶지 않은 최상의 정원이었다. 아무도 모르게 감춰놓고 두고두고 그만 찾고 싶은 비밀과 쾌락의 정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