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입술이 이렇게 달콤한 줄 몰랐어.” 속삭이듯 야스러운 그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나른한 그의 속삭임 하나에 그녀의 온몸이 사르르 떨렸다. “아흑.” 그때였다. 차갑고 뜨거운 감각이 동시에 그녀의 아랫배를 스치고 올라오더니 이내 브래지어 아래의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기어이 꼬물거리며 안으로 들어온 그의 손이 그녀의 속살을 쥐었다. 만월처럼 둥근 그녀의 가슴이 한 손에 그에게 잡히자 그녀는 온몸을 비틀었다.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짜릿한 쾌락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아 돌았다. 그녀는 지금 이 장소가 빌딩의 계단이라는 사실마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언제 누가 들어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녀는 그가 주는 키스의 달콤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에겐 한 번도 없던 일이었다. 사귀는 남자가 아닌 남자와의 키스,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의 키스. 이해할 수 없는 제 행동에 그녀는 속으로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녀에게 이성은 이미 달아나 버리고 있었다. 그동안 참고 억눌렸던 욕망과 본능이 그녀의 몸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달콤하고 짜릿한 키스였다. 머릿속이 순식간에 텅 비는 것 같은 짜릿한 쾌락이 그녀의 온몸을 관통했다. 그녀의 입에서 연신 달뜬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흐응…….” 그때였다. 갑자기 계단 위에서 발자국 소리가…. ---------------------------------------- 시력을 잃은 인기 웹소설 작가 도엽은 수술을 할 때까지 타이핑을 할 직원을 구하고, 그의 타이핑을 맡은 시은은 도엽에게서 은밀한 제안을 받게 되는데…. “어떤 거 같아?” “네? 뭐가요?” “어색한 사이에 키스를 한 소감.” 점점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며 넘지 못할 선을 넘게 되지만…. “시은 씨, 어떻게 생겼냐고?” “…….” “키스까지 한 사이인데 얼굴을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 궁금해서 입술은 도톰한 편이야? 키스할 때 내 입술에 닿는 느낌은 충분히 그랬는데.” 달라지는 자신의 감정이 불안한 시은은 그를 피하게 되는데…. “지금은 어떤 감정이야? 나에 대한 감정.” “그냥 그래요. 별다른 감정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