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은 위험해

· 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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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지끈거리는 머리에 한참이나 찡그린 눈을 뜨지 못했다. 불길한 기운과 함께 소름이 확 돋은 건 처음 느끼는 침구의 감촉을 알아챘을 때였다. 번쩍, 눈을 뜬 채은이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봤다. 제 허리에 팔을 얹은 채 잠든 도건의 얼굴을 확인한 채은은 망했다며 입을 틀어막았다. 이불을 살짝 들어 휑한 몸을 확인했다. 그래, 알고는 있었지만 알몸이었다. 눈으로 확인하니 더 처참했다. 안 그래도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인데, 뜯긴 콘돔 포장지를 보고 나니 발등까지 떨어지는 것 같았다. ‘으응, 아, 살살……!’ 봐주지 않고 쩍쩍대며 가랑이 사이를 출납하는 그에게 애원하느라 쉬어버린 목소리까지 기어코 떠올랐다. 차라리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이 집에 발을 들이는 그 순간부터 하나도 빠짐 없이 기억이 난다. “어떡해.” 순간의 충동을 못 이겨 벌어진 일이라기엔, 스케일이 컸다. “일어났어요?” 눈도 뜨지 않은 채 묻는 그의 목소리가 반쯤 잠겨있었다. 섹시하기 그지없는 그 목소리에도, 지금은 머리가 어질거릴 뿐이었다. “저, 저기…….” “아침에 또 하기로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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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명 : 채유주 * whwlal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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