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보자마자? 정말 그런 여자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어.”
“세상에, 우리의 오승현이 순정파였구나? 너 그러다 그런 여자 못 만나면 어쩌려고?”
“그럼 혼자 사는 거지.”
“뭐어? 네 부모님 기함하는 소리 들린다.”
의외의 대답에 놀란 채린은 혀를 내둘렀다.
그런데 승주와 다른 친구들 역시 다들 남편을 처음 본 순간 딱 저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채린은 정말 꿈같은 일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는데, 승현마저 그런 만남을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
이성적이고 냉정한 오승현이 의외였다.
“부모님을 위해서 내가 억지로 결혼할 순 없잖아?”
“하긴 그렇긴 하지.”
“넌 마음에 들지 않는 남자와 대충 맞춰 살 수 있을 것 같아?”
“아니.”
그녀도 아버지 때문에 억지로 결혼할 생각 따위 전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맞선에서 만나 서로 알아 가고 결혼까지 성공하지만, 그녀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대충 맞춰 살아간다?
차라리 조금 전 승현의 말처럼 혼자 살고 말지 그러고 싶진 않았다.
“그럼 됐네.”
“되긴 뭐가 돼?”
“우리 둘 다 아직은 결혼 생각이 없고, 부모님의 성화에 억지로 결혼할 생각도 없으니 서로에게 방패막이가 되어 주자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