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자는 말을 멋없이 하던 남자의 손을 겁도 없이 잡아버렸다. 가슴이 시릴 만큼 사랑한다는 게 어떤 건지, 그를 통해 처음 알았다. 그 말 대신 사랑한다고 말할 걸 그랬다. 다 잃고 나서야 너무 늦게 깨달았다. “어디서 지내요?” “호텔.” “언제까지 이러고 지내요? 계속 호텔에 있을 거예요?” 그녀의 말에는 대답할 생각이 없는 듯 곤란할 때면 버릇처럼 고개를 옆으로 꺾었다가 바로 세웠다. “살던 집 곧 나갈 거라고 연락받았어요. 그 돈 받는 대로 집 구해서 나갈게요.” “됐어, 그냥 거기 있어.” “불편해요.” “이젠 네 집이야.” 서윤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성재를 응시했다. “우리 오빠가 저지른 잘못 때문에 피해도 엄청났다면서요. 내가 어떻게 그 집에서 마음 편하게 지내요?” “도현이하고 문제는 이미 다 정리하고 끝난 일이야. 그 일하고 네가 무슨 상관이야?” 성재가 불안한 시선으로 서윤을 보았다. 분명 그의 눈앞에 있는데도 금방이라도 사라져 버릴 것처럼 불길했다. “우리 오빠한테서도, 그리고 나에게서도 그만…… 벗어나요.” #현대물 #동거 #신파 #카리스마남 #달달물 #키잡물 #소유욕/독점욕/질투 #집착남 #동정녀 #외유내강 #고수위 #단행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