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문제에 있어서나 내 마음의 사상(思想)을 기록해 볼 생각은 털끝만치도 없다. 그 이유는 사람의 마음은 어두운 것뿐이기 때문이다(렘 17 :9). 나는 어디까지나 성경의 말씀을 그대로를 해석하여 전파하기를 기뻐한다.
이 작은 책에서 나는 죽음의 문제와 ‘천당(天堂)’에 대해 기록했다. ‘죽음의 건너편’이란 제목 아래서는 ‘지옥(地獄)’문제도 취급해야 될 터인데 시간 관계로 그것은 다루지 못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부활(復活)에 대해서도 이 작은 책에서 취급하지 못하게 되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죽음의 건너편’의 일들은 사람의 상상으로 말할 바가 아니다. 우리는 성경이 말하는 범위 안에서만 이런 일들을 생각하며 믿어야 된다. 저작자로서는 이 작은 책이 독자들에게 크게 은혜 되기를 바라 마지아니한다
1965년 9월 17 일
박윤선
저자 박윤선은 말씀과 기도에 사로잡힌 목사요 신학자이다. 평안북도 백량면의 어느 해변 마을에서 어렸을 때 유학을 배웠고, 17세 되던 해 마을에서 6km 떨어진 동문교회에 다니면서 신앙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선천의 신성중학교 3학년 시절에 “네 손에 들고 있는 성경이 하나님이 계신 증거니라”라는 세미한 음성을 듣는 가운데 하나님의 존재에 대하여 확신하게 되었다. 숭실전문학교와 평양 장로회신학교를 다닐 때 그의 신앙은 보수주의이면서 주관적 체험을 탐구하는 수준이었고 미국의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신학 연구를 하면서 비로소 개혁주의 신앙을 갖게 되었다. 귀국 후 평양 장로회신학교, 만주 봉천신학교, 부산 고려신학교(현 고신대 신대원)에서 가르쳤으며 네덜란드에 잠시 유학을 다녀온 후 서울의 총회신학교(현 총신대 신대원)와 합동신학교(현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가르쳤다. 밖으로는 자유주의 신학을 반대하고, 안으로는 교권주의에서 벗어나 참된 개혁주의 신앙을 세우는 일에 평생 혼신을 다해 온 목사요 신학자이지만 이론만이 아닌 말씀 전파와 성경주석 저술을 평생의 과제로 여기고 40여년에 걸쳐 성경 전권을 주석하여 완간함으로써 한국 교회의 목회자들의 강단 사역에 크게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