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석은 13년 전에 초판이 발행되었고, 3년 전에 중보 정정판이 발행되었다. 이번 여름에 다시금 제12장, 20장, 21장 해석에 많이 보충하였고, 특별히 제20장에서는 천 년 시대에 대한 해석들을 자세히 검토한 바 있다.
이 주석의 체제(體制)는 주로 해석, 요리, 설교로 되어 있다. 해석에는, 칼빈주의 원리가 성경적인 줄 알고 일률적으로 채용되었다. 학자들의 학설을 인용할 때에 어떤 문구에 있어서는 혹시 신학 처지가 다른 주석가들에게서 인용한 바도 있다. 그것은, 그들의 신학 사상 체계를 받는다는 의미가 아니고, 다만 신학 사상이 정통이 아닌 그들까지도 별 수 없이 그 문구 해석에 있어서는 우리와 일치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뿐이다. 그들의 의견을 인용할 때에 그 신학 처지가 정통적이 아닌 사실을 지면 관계로 매번 비판하지는 않았으니, 독자들은 이 점을 이해하시기 바란다. 어떤 부분에서는 별로 해석하지 않고 설교를 많이 붙여서 그 부분의 글 뜻이 드러나도록 했으니, 독자 제위께서는 설교부를 주의 깊이 읽어 주시기 바란다.
이 주석 사업을 위하여 각 방면으로 후원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는 성도들에게 감사하여 마지아니한다.
끝으로 독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은, 이 주석에 오자(誤字)로 인하여 글 뜻이 달라진 것 있으면 깊이 양해하시고, 만일 해석상 잘못된 점이 있어도 용서하시기 바라는 바이다. 저자가 간절히 기도하는 바는, 이 주석을 읽는 이마다 영은(靈恩)으로 충만하게 되시기를 바라는 바이다.
1968년 7월
박윤선
저자 박윤선은 말씀과 기도에 사로잡힌 목사요 신학자이다. 평안북도 백량면의 어느 해변 마을에서 어렸을 때 유학을 배웠고, 17세 되던 해 마을에서 6km 떨어진 동문교회에 다니면서 신앙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선천의 신성중학교 3학년 시절에 “네 손에 들고 있는 성경이 하나님이 계신 증거니라”라는 세미한 음성을 듣는 가운데 하나님의 존재에 대하여 확신하게 되었다. 숭실전문학교와 평양 장로회신학교를 다닐 때 그의 신앙은 보수주의이면서 주관적 체험을 탐구하는 수준이었고 미국의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신학 연구를 하면서 비로소 개혁주의 신앙을 갖게 되었다. 귀국 후 평양 장로회신학교, 만주 봉천신학교, 부산 고려신학교(현 고신대 신대원)에서 가르쳤으며 네덜란드에 잠시 유학을 다녀온 후 서울의 총회신학교(현 총신대 신대원)와 합동신학교(현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가르쳤다. 밖으로는 자유주의 신학을 반대하고, 안으로는 교권주의에서 벗어나 참된 개혁주의 신앙을 세우는 일에 평생 혼신을 다해 온 목사요 신학자이지만 이론만이 아닌 말씀 전파와 성경주석 저술을 평생의 과제로 여기고 40여년에 걸쳐 성경 전권을 주석하여 완간함으로써 한국 교회의 목회자들의 강단 사역에 크게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