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배반의 여름』은 1975년 9월에서 1978년 9월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다. 「조그만 체험기」 「흑과부黑寡婦」 「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박완서가 그리는 모성의 힘은 실로 놀랍다. 얼마 전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열린 2006 호암상 수상자(예술상) 초청 강연회에서 박완서는 이렇게 말했다. 내 문학의 뿌리는 어머니라고. 박완서 특유의 수다스러움으로 풀어내는 모성의 힘은 힘센 것들만이 권력을 쥐고 판을 치는 현대산업사회에서 뒤로 처진 자들의 아픔을 진정으로 위무해준다.
가족을 이루고, 가족을 지키고, 그 가족 지킴의 모성적 원리를 사회로 확산하는 것, 그래서 사랑과 평화의 가족과 공동체를 이루는 것, 그것이 박완서 문학의 한결같은 모습이다. ―하응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