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 프리즘

· 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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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e electronică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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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의진- 소녀가 테일러 숍, ‘월광옴므’의 문을 연 건 새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날이었다. 그날, 의진의 마음에 가혁이 내려앉았다. “무슨 얘기든 해. 다 들어 줄 테니까.” ‘내가 아저씨 사랑하는 것도요?’ -그, 가혁- 겨울밤, 불쑥 나타난 어린 소녀는 어느새 자라 스무 살 숙녀가 되었다. 가혁은 마음을 잡아 두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아저씨.” “왜?” “아까보다 더 사랑해요.” 겨울은 너무 춥고 어두웠다. 홀로 긴 시간을 버텨 낸 나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무지갯빛이 찾아왔다. 이제, 봄이 올 시간이었다. 미리보기 “제가 올 줄 아셨어요?” “그랬나 보다.” 이젠 ‘몽글몽글’이 아니었다. 가슴에서 훈김이 모락모락 솟아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기가 죽었다. “실은 오면서 걱정했어요.” “왜?” “폐 끼치는 것 같아서요.” “아닌데.” 눈과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가혁이 팔을 풀고 의진 앞에 몸을 내렸다. “의진아. 아저씨는 의진이가 오는 거 좋아.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기분도 들고 하얀 뭉게구름이 따라오는 기분도 들고, 작업실에 자연이 통째로 옮겨 오는 것 같거든.” 가슴이 벅차오르면서 몸이 떨렸다. “그러니까 언제든 와. 오고 싶을 때, 시간 날 때, 아무 때나 와.” ‘실은 여기서 살고 싶어요. 아저씨 옆에 내내 붙어 있고 싶어요.’ “아저씨 바쁜데 민폐 끼치는 거 아닌가, 손님들한테 방해되면 어쩌나, 그런 고민 같은 거 절대 하지 말고. 알았지?” 입술이 떨려서 목소리를 내는 대신에 고개를 끄덕였다. ‘꼭 고백할 거야.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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