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히도 여인에게 보수적인 나라, 하원. 그런 하원 최고의 검술 명문인 은가의 딸, 은이원. “무슨 연유로 명 전하인 척하는지 모르겠지만, 잘못하면 큰 곤욕을 치르실 것입니다.” 분명 그뿐인 여인이었다. 그녀가 목숨을 구해 주고, 누구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황태자 서우명과 그를 구별하기 전까지는. “어떻게 명이랑 날 구별하는 거지?” “다르니 다른 분이라 하지 않겠습니까?” 쌍둥이처럼 닮은 얼굴 때문에, 숨겨진 황자이자 서우명의 그림자가 되어야 했던 서우환. 어느 날 그에게 찾아든 연모란, 독처럼 깊고 위험한 것이었다. 은이원은 서우명의 것이 될 여인이었으니까. “그런 눈으로 보고 있지 마.” “네?” “사내는 네 그 눈에 돌아 버리기도 하거든.” 그럼에도 두 입술은 뜨겁게 닿아 버렸고, “안 피하네.” “저는…… 조금 더 하고 싶습니다!” 남은 숨결은 모조리 집어삼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