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강추!〉어두운 방 안에 울리는 숨소리는 조용하면서도 질펀했다. 간신히 쥐어짜듯 새어나온 아주 미약한 크기였으나, 그게 오히려 더 묘하고 또 야릇했다. 신체 깊숙한 곳으로부터 밀려드는 통증을 삭이려는 노력이었다. 노력이 필사적일수록 신음은 흐리고 탁했다. 끝이 갈라진 마른 음성이 연거푸 새어나왔다. “아……, 하아……,” ------------------------------------------------------------ 보는 순간 눈을 멀게 만든 한 여자가 있었다. 눈이 멀고 마음이 멀어, 다른 건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게 해버린 유일한 그녀. 안고 싶어서 안았고, 그게 너무 좋아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지독한 욕망에 그는 고스란히 사로잡혀 허우적댔다.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놓아버리고, 손을 뻗어 만지고, 끌어안고, 탐하고, 끓어오르는 갈증을 잠재우려 다시 찾고, 부르고, ……너를. 오직 너만을. 끔찍하게도. 그런 그녀가 사라졌다. 흔적도 없이. 몸과 마음을 온통 미쳐버리게 만들고 사라진 한 여자. 찾아야겠다. 찾아서 곁에 둬야겠다. 죽을 때까지. 아니, 죽어서도. 영원히. 내 곁에만. Sling Me. 자신을 버리라는 여자, 유혜원. Don't. Sling Me. 자신을 밀어내지 말라는 남자, 지은후. 집착과 소유욕이 빚어낸 달콤하고 위험한 사랑이야기. 스물일곱 유혜원과 서른 넷 지은후의, 끈적하고 다소 야릇한, '인연'이 '연인'이 되는 그런 이야기. 리밀의 로맨스 장편 소설 『슬링 미 (Sling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