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들듯이

· 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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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인 민건을 좋아하는 착실한 아르바이트생 열희.

고백할 생각도, 사귈 마음도 없던 단기 짝사랑을 들켜버렸다.

근데 왜 하필이면 저 남자일까.

민망한 상황들을 왜 번번이 들키고 마는 걸까. 대체.


“뭐 하시는….”


고개를 얼른 오른쪽으로 돌렸다. 그러자마자 어김없이 입술에 닿아오는 손이 지나치게 뜨거웠다. 온기에 놀랄 만큼.

열희는 다시 반대편으로 돌려 피했다. 아무리 애를 써도 결국은 태열의 손아귀 안이라는 걸 깨달은 그녀가 조심스레 시선을 들어 올렸다. 그가 그녀의 아랫입술을 쓱쓱 비벼 문질렀다.


“하지 마세요.”

“싫어.”

“왜 이러시는데요.”

“만지고 싶으니까.”

“글쎄, 대체 왜….”

“그러게. 왜일까.”


만지는 손길이 차츰 더 노골적으로 변해 갔다. 그보다 더 위험한 건 태열의 눈빛이었다.


“네가 그 자식 얘기하는 게 왜 거슬릴까.”

“…네?”

“왜 자꾸 화가 날까. 나는.”


온통 옭아매었다. 뚫어져라 바라보는 시선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연신 내려앉았다.

지독하게 잘생긴 그의 위험성을 새삼 깨달았다. 가까이에서 마주하기가 무던히도 곤란했다.

실은 과부하에 걸린 상태였다. 아까부터 차곡차곡 쌓여 버린 태열의 말과 행동들에 열희는 흔들리는 맘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의도한 건지 모르겠으나 한껏 착각하게 만들고 있었다.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을 텐데.

설마하니 좋아하는 건가. 이 남자가,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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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ia Pak
October 9, 2023
제목과 다른도서가 나옵니다 수정해주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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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저자 - 리밀


소심한 글쟁이

여전히 꾸준하게 방황 중

myrimile@hanmail.net


〈출간작〉


Taboo(금기). 금기(Taboo). 센티멘털리즘. 슬링 미. 슬러시(Slush). 꼬리. 멜로우 틱. 포르말린 핑크. 블러핑. 뉘앙스. 불투명한, 투명. 히든 초콜릿. 더없이 달콤한. 엷다. 더없이 야릇한. 플라쥬. 할로우 틱(Hollowtic). 그윽하게도. 페어링. 끈적하게도. 갑, 미로운. 유리가시. 호의로운 후배님. 스며들듯이. 수작질. 밤, 달무리. 달짝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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