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결혼식, 이제는 그를 놓기로 한 그날. “벌써 가는 거야?” 3년 만에 만난 첫사랑의 동생은 낯선 성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강윤아.......” “왜? 아직도 내가 박연우만 보면 미친 듯이 쫓아가는 개새끼 같아? 지금도 놀아 달라고 배를 까뒤집으며 애교 부리는 개새끼 할까?” 가냘픈 어깨를 쥐고 있는 기다란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그럴수록 아픈 건 연우인데 강윤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언제까지....... 언제까지 모른 척할래?” “이러지 마. 너, 이러면 안 돼.” “왜 안 돼? 왜?” 심장이 옥죄어 들었다. 잡힌 어깨보다 강윤의 아픈 얼굴에서 절절하게 묻어나는 애틋함 때문에 연우는 아팠다. “안 되는 거 알면서 좋아했어.” 간절한 목소리가 사정없이 그녀를 후려쳤다. 여과 없이 감정을 드러내는 강윤을 보며 연우는 눈을 질끈 감았다. “안 되는 거 알면서 박연우 너를 좋아했다고!” 세상에 그녀보다 좋은 게 있을까, 그녀만큼 사랑하는 게 존재할까? 없기에 여전히 사랑한다. 존재하지 않기에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 한 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다. 그녀의 모든 것을 온전히 갖고 싶다. 단지 그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