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좋아해요.” 온기와 함께 찾아온 첫사랑이었다. 몇 년째 저를 같은 눈으로 보는 그의 시선에 다른 감정을 찾고 싶었다. 그러나 무심한 눈빛은 그 무엇도 보여 주지 않았다. “정말, 나는 아닌가 봐요.” “응, 아니야.” “그래도 사랑해요.” “그래도 아니야.” 끝까지 자신을 받아 주지 않는 그를 향한 마음을 접고 정략결혼을 선택한 봄. 그런 그녀에게 진헌은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12년을 알았던 그가 아닌 듯 점점 낯설게 느껴지는데. “생각해 봤는데 말이야. 네가 했던 말 중, 하나는 들어줄까 해.” “뭘... 들어줘요?” “널 살렸으니 책임지라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