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령관으로 출정했던 정혼자, 림우가 귀환했다.
미뤄졌던 혼례에 대한 기대로 설레는 휘연은
혼인을 하고 싶다는 의미로 그에게 넌지시 이야기를 꺼내 보지만,
“그…… 혼례복은 아직 좀 이르지 않느냐?”
“이른…… 건가요?”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림우의 모습이 그녀는 야속하기만 하다.
자신만 조급한 것 같아 침울해하던 와중
휘연은 도성에서 유명한 기루, 선음각에 림우가 출입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
“난 조신한 성격의 여인은 좋아하지 않는데.”
“……진심이십니까?”
“그래. 내가 조신한 여인을 좋아했으면 너와 혼약을 했을까.”
정말 그러냐는 듯, 휘연이 힐끗 림우를 쳐다보았다.
“요만한 게 겁도 없이 덩치 큰 사내들 앞에 나서는데, 혹시라도 다치는 건 아닐까 내 간이 졸아들 지경이었잖아.”
“요만한 거라니. 대체 언제 적 얘길 하시는 거예요? 벌써 이만큼이나 컸는데.”
성큼 다가온 그가 휘연의 앞에 서자 백단향이 훅 끼쳐 왔다.
“봐라, 아직도 작지 않나.”
림우의 말에 휘연이 슬쩍 발끝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림우의 손이 그녀의 정수리를 꾹 눌렀다.
“예에, 작네요. 저하는 3년 전보다 더 키가 크신 거 같습니다.”
“너는 3년 전보다 더 어여뻐졌구나.”
“예. 제가 좀 어여뻐졌……. 네?”
무심코 그의 말을 따라 하던 휘연이 고개를 들었다. 림우가 그녀의 머리 위에서 입술을 늘여 웃고 있었다.
딜리안
취항따라 씁니다.
<출간작>
붉은 꽃. 꺾어 버린 순결(TL). 어둠에 안긴 새(TL). 염애(炎愛). 월애(月愛). 갈애(渴愛). 사요의 밤. 버드 트랩(Bird Trap), 악의 낙인. 사랑에 취해버린, 봄. 사랑에 안기다. 끌어안다. 상냥하고 달콤한. 거짓말. 그녀를 가지다. 원하다. 배덕의 매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