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해를 사는 나무여 2권

· 여러 해를 사는 나무여 Book 2 · 에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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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 같은 시대. 요수를 봉인하는 퇴치사가 되기 위해 사내로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을 살려준다면 부와 명예를 안겨다 준다는 수하라의 지주를 만나고, 그에게서 강한 요수의 기운을 느낀다. 

 

“저는 송덕에서 가르침을 받은 자경이라고 합니다.” 

 

이 자는 과연 사람일까. 요수일까.

 

“나를 꺼내줘.”

“…….”

“이 나락 속에서.”

 

결국 요수이든 사람이든. 나는 그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


“나는 네 그 무모함이 좋아.”

“뭐?”

“네 요사스러운 기운도 좋고. 그 머리 아픈 노랫말도 좋아.”


요사스럽다니. 난생처음 들어 본 말에 어처구니가 없어 입술을 깨물었는데. 

요수는 술이 넘실거리게 따른 잔을 내 앞으로 밀었다.


“자경아.”

“그리 부르지 말라 했을 텐데.”

“너 계집이지.”


요수는 천천히 흐느적거리는 뱀처럼 미끄러져 내 앞으로 다가와, 그 사특한 손을 내 턱에 가져다 댔다.


위험한 자였다. 한데 나는 왜…….


이 자를 거부할 수가 없는 것일까.


“나와 몸을 섞으면 섞을수록, 우리의 기운이 만나 나를 잠재울 수 있어.”


나락으로 끌어내릴 듯, 음험한 목소리가 귓가로 흘러들어왔다.


“다 잠재우면. 그때 나를 봉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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