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빈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간단하다. 만약 조선이 이랬다면 어땠을까? 사대주의 모화사상, 유교 절 대주의, 어줍지 않은 소중화사상을 타파하고 조금 더 진취적이고 자주적인 기상으로 나라를 이끌었다면? 더 나아가 국제 사회에서 힘 있고 남에게 굴종하지 않는 위상을 지녔다면 어땠을까하는 공상적인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바로 그 공상을 작중 ‘예현’이라는 인물에 투과해 나타내고자 했다. 임진왜란의 극적인 승리와 일본으로의 역습, 누르하치와 함께 비상하는 여진과의 맞대결, 명의 족쇄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천자국임을 천명하는 일련의 내용들은 모두 원 역사에서 선조의 여섯 번째 아들로 기록되는 순화군으로 변모한 예현에 의해 성립된다. 주인공을 통해 조선이 역사의 주인공으로 발돋움해 가는 과정을 보고 독자들이 쾌감을 느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