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을 해.” “…….” “다시는 네 눈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야.” 이안의 그 말은 진심이었다. “계약 조건은…….” “섹스.” 마주한 눈빛에 흔들림은 없었다. “좋아.” 할로윈 데이에 마주친 악마 이안. 할로윈, 크리스마스,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라면 치가 떨리는 초콜릿 가게 알바생 채은정. 두 사람의 계약의 결말은? 악마와의 계약이 위험하다는 것을 인간인 은정은 알지 못했다! 악마의 유혹을 그녀는 외면할 수 있을까? “잘 부탁해. 나의 레이디.” [본문 내용 중에서] “으응…….” 잠이든 은정이 몸을 들썩이며 신음을 내뱉었다. 그녀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달뜬 숨은 계속해서 터져나왔다. “으으응!” 은정은 잠이 든 상태였다. 꿈을 꾸고 있었다. 이안이 자신을 매만지고 탐했다. 터질 것 같은 가슴은 미친 듯이 쿵쾅댔다. 그의 혀가 살갗을 훑고 그의 손가락이 허리를 타고 다리 사이로 내려간다. 쿵쿵쿵. 은정은 쉴 새 없이 뛰는 심장의 움직임에 힘겨운 숨을 토해냈다. 온 몸이 터져버릴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제발…….” 은정은 원했다. “이안…….” 그녀가 그의 이름을 부르고 시선을 마주할 때, 그 꿈은 어김없이 깨어났다. 은정이 벌떡 일어나 온 몸이 땀에 젖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안이 사라지고 난 후부터 그녀는 항상 같은 꿈에 시달렸다. 그와의 섹스. 일방적일 때가 많았던 그와의 섹스를 은정은 꿈에서만큼은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를 좀 더 깊게 느끼고 있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배꼽 아래로 내렸다. “아…….” 젖어 있었다. 흠뻑. 은정이 슬며시 벌린 다리를 접었다. 꿈이 너무나 생생했다. 너무나 생생해 몸이 달아올랐다. 현실에서도 그에게 져 무너졌던 자신을 용납할 수 없었다. 한데, 꿈마저 그에게 무너지고 매달렸다. 애달은 몸을 확인하며 은정이 입술을 깨물었다. “나쁜 자식…….” 은정이 몸을 힘껏 웅크렸다. 좀처럼 진정되지 않아 힘들었지만 애써 외면했다. 이안이 자신의 집 앞을 서성이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그녀는 긴 시간 잠자리를 뒤척였다. 은정의 방 창문을 올려다보며 그는 피식 웃어보였다. “이미 넌 중독 돼버렸어, 채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