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과학과 종교 (한국의 과학과 문명 013):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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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사의 맥락에서 바라본 한국의 과학과 종교 과학과 종교의 관련성을 살펴보는 일은 오늘날 한국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통로의 하나로서 중요하게 취급될 필요가 있다. 그 작업은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여러 입장 중 어느 입장이 바람직한가를 판단하는 차원에서가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인식이 어떤 역사적 과정을 통해 형성되었으며 현재 어떤 양상을 띠고 있는가를 객관적으로 해명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바라보는 지배적 관점은 대략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하나는 과학과 종교가 상호 갈등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는 관점, 다른 하나는 과학과 종교의 공존이 가능하다고 보는 관점이다. 그런데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갈등으로 보는 관점이나 공존으로 보는 관점은 과학과 종교의 영역이 구분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언제 어디서나 이런 구분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학과 종교라는 용어조차 100년 전에는 낯선 것이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런 무신경은 놀랄 만하다. 이와 같은 무신경은 과학과 종교의 영역이 구분되기 이전과 구분된 이후의 차이점에 대한 성찰을 애초에 결여하도록 함으로써, 필연적으로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의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도록 만든다. 이 책에서는, 과학과 종교라는 말이 등장하고 양자의 영역이 구분되어나간 과정에 대한 개념사적 성찰에서 출발하여, 이후 과학과 종교의 관계가 새롭게 전개되는 상황 속에서 과학이 종교에 미친 영향 및 과학에 대한 종교의 반응이 어떠했는지를 개별 종교들을 중심으로 살피고, 마지막으로 근대과학의 가시적 결과물인 문명의 이기가 종교 경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고찰한다. 그리고 과학과 종교의 관련성의 문제를 다룰 때 빠지기 쉬운 두 가지 함정, 곧 과학과 종교 두 영역이 대등한 관계에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오해와, 과학과 종교의 영역이 애초부터 구분되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하는 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며 작업을 진행하였다. 근대 이후 한국사의 전개 과정이라는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면서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전반적으로 다룬 연구는 그동안 없었으며, 이 책이 그 최초의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역사적 시각으로 한국의 과학과 종교를 다루는 작업은, 한국 사회의 종교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한국 과학사에서도 새로운 연구 영역을 열어줄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과학’과 ‘종교’라는 키워드는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상호 관계하고 있는가 이 책의 제목인 ‘한국의 과학과 종교’는 세 단어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 과학 그리고 종교이다. 여기서 과학 및 종교를 포괄하는 위치에 있는 한국이라는 단어는 ‘현재’의 한국을 의미한다. 현재의 한국은 지존(至尊)의 자리에 있어서, 모든 것이 그의 관점으로 정리된다. 민족국가 혹은 국민국가의 하나인 한국은 형식적으로 다른 민족국가와 대등함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영역 안에서는 절대성을 부여받고 있다. 현재의 한국은 자신의 틀로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사실, 과거와 미래의 한국은 현재의 한국과 다른 모습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과거와 미래가 지니고 있는 원래적 이질성(異質性)이 현재 한국의 관점으로 순치되어 “같은 것이지만 조금 다른 것”으로 만들어진다. 어쨌든 과거-현재-미래는 닿아 있는 것이 아니던가? 이렇게 상정된 시대적 연속성은 현재의 관점으로 현재와는 다른 시대를 해석한다. 현재 중심주의는 현재를 정당화하기에 바쁘며, 현재와는 다른 상황을 쉽사리 무시한다. 누구도 과거를 해석하거나 미래를 전망할 때 현재의 관점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과거나 미래를 현재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되면 곧바로 치명적인 함정, 즉 시대착오라는 함정에 빠지게 된다.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과학과 종교는 모두 현재의 용어이다. 19세기 후반의 동아시아 상황에서 만들어져서 현재 한국의 일상어 및 학술어 영역에서 필수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용어에 힘입어 현재 한국은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정리한다. 19세기 후반 이후에 현재 한국의 기본 틀이 형성되었음을 고려할 때 이러한 자기 이해는 필연적이며, 과학과 종교는 현재 한국의 자기 이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인 ‘한국의 과학과 종교’라는 말은 가치를 지닌다. ‘현재 한국’과 ‘과학과 종교’가 맺고 있는 관계는 무시해도 좋을 만큼 사소한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관계를 밝히는 것은 지금의 우리를 새로운 각도에서 살피는 것이 될 수 있다. 과학과 종교의 관계가 역사적 맥락을 갖고 있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흔히 망각된다는 것이 문제다. 과거도 늘 현재와 같았다고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우리의 ‘현재’가 특정한 역사적 과정을 거쳐 형성된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애초부터 언제나 그러했던 것처럼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일상생활의 차원에서는 이런 망각을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별로 없다. 하지만 학술의 장(場)에서 이런 망각이 당연하게 간주되면 커다란 문제가 발생한다. 어떤 것을 하나의 전제로 삼은 다음에 결론에서 그 전제를 확인하는 것으로 그친다면 그야말로 동어반복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동어반복은 자기만족이라는 지적인 게으름에 그칠 뿐만이 아니라, 상당한 위험을 내포한다. 늘 같은 것만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과거가 지닌 이질성을 외면하며, 현재를 파악하는 데도 장애가 된다. 학문에서 역사의식을 강조하는 것은 이런 위험성을 피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기획되었다. 곧, 이 책은 과학과 종교의 관계가 언제 어디서나 늘 같았을 것으로 여기는 무신경을 비판하면서, 과학과 종교의 개념이 근대 이후에 등장하였고 오늘날 볼 수 있는 과학과 종교의 관계 또한 근대 이후에 형성되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이 책에서는, 근현대 한국에서의 종교와 과학의 관련성 문제를 해명하면서, 과학과 종교라는 말이 어떻게 우리의 주요 개념 가운데 하나로 나타나게 되었으며 어떤 방식으로 영향력을 확대해갔는지를 먼저 검토하고, 이어서 과학 및 종교의 개념이 정착된 이후의 상황, 곧 근대 이후 새롭게 등장한 과학과 종교의 개념 아래 양자 사이에 어떤 관계가 만들어지는가를 살펴보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였다.

About the author

장석만 張錫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 아시아학과 객원 교수, 독일 루어-보훔 대학(Ruhr-University Bochum, RUB)대학의 국제 컨소시움 KHK(K?te Hamburger Collegium) 펠로우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한국의 근대와 종교 개념, 그리고 연구방향 모색을 위한 하나의 사례」(2018), 『한국근대종교란 무엇인가?』(2017), 「식민지 조선에서 여자가 운다」(2016), 「세속-종교의 이분법 형성과 근대적 분류 체계의 문제」(2014) 등의 저술과 조너선 Z. 스미스, 『종교 상상하기: 바빌론에서 존스타운까지』 등의 역서가 있다. 김호덕 金鎬德 서울대학교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종교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과정을 마쳤다. 서울대학교 강사를 역임하였고, 현재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종교문화사 강의』(공저, 1998), 『종교 다시 읽기』(공저, 1999), 『세계종교사입문』(공저, 2003), 『종교로 보는 세상』(편저, 2016) 등의 저서와, 「권근의 천인관계론 연구」(1994), 「퇴계 이황의 예 인식」(1997), 「이병헌의 천 관념 연구」(2018) 등의 논문이 있다. 조현범 趙顯範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책임연구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 『문명과 야만』(2002), 『근대성의 형성과 종교지형의 변동』(공저, 2005), 『한국 종교교단 연구Ⅰ』(공저 2007), 『조선의 선교사, 선교사의 조선』(2008), 『세상 사람들의 조선여행』(공저, 2012), 『한불자전 연구』(공저 2013) 등이 있으며, 논문 다수가 있다. 이진구 李進龜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한국 개신교의 타자인식』(2018), 『한국 근현대사와 종교자유』(2019), 『우리에게 종교란 무엇인가』(편저, 2016), 『한국 종교의 민족의식』(공저, 2018), 『한국 기독교사 탐구』(공저, 2011), 『아메리카나이제이션』(공저, 2008) 등이 있다. 전철 全喆 한신대학교 신학과와 대학원 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신학부에서 조직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신대학교 신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신대학교 종교와과학센터(CRS) 센터장이다. 주요 저서로는 Kreativit?t und Relativit?t der Welt beim fr?hen Whitehead (Neukirchener Verlag, 2010), Gottes Geist und menschlicher Geist (Evangelische Verlagsanstalt, 2013) 등이 있으며, 다수의 공저와 논문이 있다. 민순의 閔舜義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종교학과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객원연구원,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전문연구원을 지냈고,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조선전기 도첩제도의 내용과 성격」(2016), 「조선 초 불교 社長의 성격에 관한 一考」(2016), 「전환기 민간 불교경험의 양태와 유산」(2016), 「조선전기 수륙재의 내용과 성격」(2017), 「한국 불교의례에서 ‘먹임’과 ‘먹음’의 의미」(2017), 「전통시대 한국불교의 도첩제도와 비구니」(2017) 등이 있다. 박상언 朴相彦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종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우리에게 종교란 무엇인가』(공저, 2016) 등의 저서와, “Beauty will Save You: The Myth and Ritual of Dieting in Korean Society”, 「간디와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채식주의의 노스탤지어」, 「신자유주의와 종교의 불안한 동거」, 「소전 정진홍의 몸짓현상학에 나타난 의례연구방법론 고찰」, 「배아줄기세포연구의 생명윤리담론 분석: 한국 기독교와 불교를 중심으로」, 「임신중절에 대한 종교 생명윤리 담론의 정당화 구조와 성격」, 「근대 미국사회의 종교와 의학의 상호간섭 현상에 관한 연구」, 「자살 관념의 종교적 회로와 구성 방식」, 「19세기 미국사회의 의학 담론과 몸의 성격: 새뮤얼 톰슨과 실베스터 그레이엄을 중심으로」 등의 논문이 있다. 김태연 金泰姸 이화여대를 졸업(학사, 석사)하고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신학부에서 상호문화신학/종교학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이델베르크대학 동양학부 외래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인문과학원 HK연구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숭실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술로 Reformationen: Momentaufnahmen aus einer globalen Bewegung(공저, 2015), 『근대 지식과 인간과학』(공저, 2016), 『근대 담론의 형성과 지식장의 전환』(공저, 2017), 『도시 산책: 유럽 도시의 근대적 기억들』(공저, 2018) 등의 저서 및 논문 다수가 있다. 도태수 都泰洙 한국학중앙연구원 종교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근대 개신교 문서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집필중이다. 저서로 『종교, 미디어, 감각』(공저, 2016)이 있고, 논문으로 「한국 초기 개신교 문서에 나타난 문자성」, 「비평으로서 신화 연구하기」가 있다. 방원일 房元一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대학원에서 개신교 선교사의 한국종교 이해 연구로 종교학박사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과 종교학과에서 강사로 재직 중이다. 저술로는 『종교와 동물 그리고 윤리적 성찰』(공저, 2014), 『종교, 미디어, 감각』(공저, 2016), 『우리에게 종교란 무엇인가』(공저, 2016), 『메리 더글러스』(2018)가 있다. 옮긴 책으로는 『자리 잡기: 의례 내의 이론을 찾아서』(2009)와 『자연 상징: 우주론 탐구』(2014)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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