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밤의 세상을 지배하는 여자, 오예랑. 본능이 말한다. 저 여자와 섹스를 하고 싶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야금야금 먹어 치우고 싶다. 참았다. 이를 악물고 참았었다. 암내를 맡은 수캐가 된 것 같은 자신의 미친 욕정에 굴복하기 싫어 기어이 참으려 했다. 하지만 한계였다. 다른 여자가 눈으로만이 아닌 실제 손끝으로 자신을 더듬는 걸 아무렇지 않은 눈빛으로 바라보는 예랑의 담담함에 꼭지가 돌았다. 결코! 만약 다른 사내의 손길이 그녀의 몸 한구석이라도 스친다면? 생각만으로도 전신으로 팽팽한 분노가 치달았다. 있을 수 없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내가 그녀의 솜털 하나라도 건드리는 일은!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가진다, 그녀를.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서강준이! “단 한 번의 섹스로 가까워지는 관계가 있다면 전 굶어 죽었을 겁니다.” 작은 틈조차 허락해선 안 될 사람이었다. 서강준이란 남자는. 말쑥한 옷차림과 세련된 매너로 치장하고 있지만 강준의 진짜 본성은 야수다! 거칠 것 없고, 두려울 것 없는. 한 걸음 물러서느니 차라리 목줄이 뜯겨 죽임을 당하는 걸 선택하고 말 진짜 야수!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손끝이 저릴 만큼 그를 원했다.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