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례로 저자는, ''위태롭다''를 ''사고치기 십상이다''라고 해석하는 등 파격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당시 저잣거리에서 통용되던 유행어를 알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한 양나라에 ''정치특보''로 초빙된 맹자가 왕에게 충고하는 ''인(仁)''이란 단어를 ''고요함의 힘''으로 해석하며, 간디와 마틴 루터 킹을 떠올리는 등 사서삼경(의 구절들)을 통해 동서고금의 사상가들을 넘나들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저자의 친절한 해설 덕택에, 한문을 잘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일곱 권의 중국 고전에 담긴 내용과 의미를 파악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정색하며 긴장하고 읽지 않아도 될 만큼 글이 쉽고, 저자 특유의 재치있는 풀이가 특징이다.
저자 김경일
현재 상명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다. 학부와 대학원시절 모두 한문학을 전공하였고, 타이완으로 유학하여 갑골문을 배워 한국 최초로 갑골문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미국 워싱턴 대학에서 동아시아의 고대문자와 문명의 연원에 대해 공부하고 돌아왔다. 대표 저서로는 {나는 오랑캐가 그립다} {중국인은 화가 날수록 웃는다} {갑골문 이야기} {얼굴 없는 중국} {제대로 배우는 한자교실} {한국인에게 딱 맞는 김경일 중국어} 등이 있다.
저자는 해마다 중국 현지를 배낭여행하면서 생생한 중국, 중국문화 알리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또한 동양문화의 기원과 갑골문에 관한 글들을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서 꾸준히 발표하면서, 동아시아 문명의 기원과 흐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1991년 600여 년 간 한국인의 정신을 지배해온 유교문화의 허위와 위선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낸 문제작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를 펴내 커다란 사회적 이슈를 불러일으키며 주목을 받았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가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의 산물이라면, 이 책 {사서삼경을 읽다}는 전작에서 보여준 특유의 위트와 꼬집기식 비판을 섞어...시대의 흐름에 맞춘 고전의 재해석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