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귀한 결혼(외전증보판) 1

냉혹한 투자자, 괴물 기업 사냥꾼답게 비즈니스와 인정을 혼동하지 않았다.

엔젤 가의 입양아로서, 은혜 갚는 까치처럼 살아가고 있는 이재희.

모든 건 그녀를 이 추잡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탈출시키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억지로 무혁을 밀어내야만 했던, 안타깝도록 사랑스러운 그녀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

“기억해. 나와 만나는 동안 재희는 내 것이야.”

*

“결혼하지.”

흣, 하고 재희가 급히 숨을 들이켰다. 그는 당장에라도 동공이 튀어나올 것처럼 커다랗게 벌린 재희의 두 눈을 붙들며 설명이랄 것도 없는 말을 덧붙였다.

“난 가정을 가져야 하고 결혼으로 재희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어.”

“그……!”

“물론.”

그는 재희가 미처 말을 꺼내기도 전에 가로챘다.

“엔젤 가의 그 누구도 만나서는 안 돼. 결혼한다고 해서 지난 협약 조건이 달라지는 것은 없을 테니까.”

새로운 제안이나 타협이 아닌 위협이었다. 냉혹한 투자자이자 기업 사냥꾼이란 별명을 가진 사람답게 그는 그녀의 절박함을 너무도 손쉽게 이용하려 들었다. 초조함에 재희는 입 안의 여린 살을 꾹 짓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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