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셔요? 뭐가 꼬셔요? 무심이 꼬순 거 암것도 없는데.”
무심은 치맛자락을 들추고 안을 더듬거렸다.
“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것이냐! 이 요망한 것이…… 허어 참! 이거야 원……. 이런 앙큼한 것이 다 있나? 정녕 네가 날 꼬시려고 단단히 작정을 했구나!”
눈을 부릅뜨며 애써 목소리를 높여보지만 얼굴이 홍당무가 된데다가 잔뜩 고조된 목소리로는 이 작은 여인을 조금도 위협할 수 없었다.
“요망? 앙큼?”
“이젠 시치미까지 떼는 것이냐? 허어, 보통 요망한 것이 아니로고!”
인상은 점점 험악해졌지만 그의 눈길은 슬쩍 드러난 무심의 새하얀 속바지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살아오면서 수많은 미인들의 속살도 아무렇지 않게 봐왔던 자신인데 이런 콩알만 한 여자의 속바지를 본 정도로 이리 당황하다니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얼굴이 되게 빨게요. 혹시 뒷간 가고 싶어요? 무심이가 데려다 줄까요?”
“무,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괜찮아요. 무심이도 혼자 뒷간 가는 거 무서웠는데 이젠 괜찮아요. 복자 없어도 이젠 밤에 혼자 뒷간 잘 가요.”
무심이 싱글벙글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