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스물두 살, 위험한 호기심이었다. 너무나도 갖고 싶었던 그 남자 정혁이 만취한 채 잠들어 있었다. 홀로 누워 있는 그를 본 순간 안도의 한숨이 나왔고, 어느 누구에게도 정혁을 빼앗기고 싶지 않은 마음이 엄습해 왔다. 재령은 심장이 터질 것처럼 사랑하는 그 남자를 갖고 말았다. 그리고 8년……. 지독하게 잘못 시작된 결혼의 결과는 이혼이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이혼을 앞둔 이별 여행. 결혼이라는 이름의 스스로 놓은 덫에 걸리고 난 뒤, 그의 다정다감한 모습을 처음 본 밤이기도 했다. 그는 우윳빛 살갗 구석구석에 입을 맞추며 재령을 향한 몸짓을 멈추지 않았다. 이래선 안 된다는 걸 아는 것과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것 사이엔 아무런 경계가 없었다. 어느 한 순간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지독한 쾌락이 불덩어리처럼 재령의 깊은 곳에 화인을 찍어 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