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그렇게 콧대가 높다면서.”
국회의원의 사생아라는 딱지를 달고도 절대 꺾이지 않는 여자, 윤이서.
그녀에게 든 감정의 시작은 내기였다.
“그래서 내가.”
“…….”
“너 꺾어 보려고.”
모든 걸 가졌기에 세상이 무료한 남자, 류태조.
“우리 세 번째 만나는 날, 잘 거야.”
쥐어뜯을 것 같은 시선과는 다르게 커피나 한잔하자 묻는 정도의 가벼움이었다.
그의 관심은 단순한 흥미에 지나지 않았다.
알면서도 충동적으로 시작된 일탈.
이것이 사랑은 아니길 바랐다.
나락으로 떨어져 산산이 부서지더라도, 사랑은 아니길 바랐다.
일러스트: 감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