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소설은 다소 강압적인 관계를 포함하여 호불호가 나뉘는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스무 살의 겨울, 이재는 지구 반대편에서 여름을 맞았다.
“네 아버지가 널 팔았는데.”
더는 자라고 싶지 않았는데. 어느새 다가온 슬픔은 먹물처럼 그녀의 몸 안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네가 죽어 버렸으면 좋겠어.”
마음을 할퀴고 간 그는 그대로 이재를 지나쳤다.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점점 더 변해갔다.
도무지 좁혀질 것 같지 않은 팽팽한 관계가 조금씩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빨아 줄까?”
아래에서 자신을 올려다보는 동경의 까만 눈동자에 대고, 이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한테 얼마까지 줄 수 있어요?”
“다.”
“그럼 전부 다 나 줘요.”
“그러지 뭐.”
점점 희미해가는 시선 속에서도 그는 그녀와 시선을 마주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그녀가 지는 오후 햇살 속에 황홀한 모습으로 동경을 보고 있었다.
완벽한 코럴 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