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한 섬 표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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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태평양 한복판. 그 어딘가에 있는 이름 모를 외딴섬.

목숨을 부지했다는 것에 감사할 틈도 없이 찾아온 허기와 갈증은 유이를 뒤덮었다.


애석하게도 평범한 현대인인 유이는 외딴섬에서 홀로 살아남는 법 따위 알지 못했다.


‘아, 이대로 죽는구나…….’


그렇게 시름시름 삶의 끝을 향해 가까워질 무렵.


유이의 눈앞에 웬 커다란 바게트빵이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섬 한복판에 난데없이 바게트빵이 있을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전부 제 머리가 만들어 낸 환각일 거라는 걸 알면서도.

유이는 홀린 듯 그것을 움켜쥐었다.


‘배고파, 제발…….’


그리고 아주 한 입 크게 베어 문 순간.


[아, 씹, 뭐야! 이 여자 미쳤나?]

[죽은 거 아니었어?]


물컹한 식감과 함께 흐릿하던 정신이 또렷해지고.


[어? 눈 떴다.]


저를 내려다보고 있는 구릿빛 피부의 남자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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