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처에서 스치듯 본 미남자가 신입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그 남자, 분명 모르는 사람인데 어쩐지 낯설지 않다. 게다가 모두에게 철벽인 그가 그녀에게는 너무나 적극적이다. 여태 회사에선 공적인 관계만 쌓아온 재이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그. “그런데 과장님.” 다정하고 친근한 분위기로 그가 재이를 나직이 불렀다. 소리가 낮아 그런지 다른 직원들은 듣지 못하고 각자 제 할 일을 했다. 재이는 부름에 대답하지 못했다. 책상에 양손을 짚은 그가 재이에게로 슬그머니 상체를 기울였다. 어제 제 입술을 부르트도록 빨아대던 입술이 닿을 듯 가까워졌다. “오늘 립스틱 색깔 예쁘네요. 키스를 부르는 색이랄까.” 재이의 시야가 바랬다. 자신이 있는 공간엔 루크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 앞으론 그거 바르지 마요. 흥분이 조절이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