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맨스#원나잇#소유욕/독점욕/질투 “아니, 이렇게 잘난 내가 너처럼 보잘것없는 평범한 작가의 스폰이 되어 준다는데, 도대체 뭐가 불만이야?” - 한최강 “장난해요?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당신이 내미는 조건 따위 내가 받아들일 것 같아요? 더 이상 내 일에 상관하지 말아요!” - 서미수 돈도 없고 백도 없이 그저 실력 하나만 믿고 작가의 길에 들어선 그녀, 서미수. 그러나 세상은 녹녹치 않아 실력 있는 그녀는 보잘것없는 힘없는 작가로, 실력도 없이 스폰서 하나 잘 둔 라이벌은 언제나 기세등등한 작가로 그녀를 기만한다. 그런 그녀에게도 스폰이 되어 주겠다는 남자가 등장했으니, 그의 이름은 한최강. 이름처럼 능력도 자만심도 잘난 척도 최강인 그는, 아버지의 정부인 줄 알고 복수심에 안은 그녀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그녀에게 스폰이 되어 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녀는 그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하지만, 실력도 없는 라이벌에게 기만을 당하자 결국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잘난 척 대마왕 한최강과 자존심과 도도함으로 무장한 서미수의 불꽃 튀는 사랑의 대결(?)이 시작된다! 발췌글 “너 해. 빚지고 사는 거 찜찜해.” “진짜 구제 불능이네요. 미안하단 사죄가 먼저 나올 순 없어요?” “그딴 시답잖은 사과로 돈 봉투는 마다하겠다? 제대로 정의로운데. 근데 어쩌지? 난 물질적인 보상을 최고로 치는 사람이라. 넣어 줬으면 해. 이것만으로도 난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여기서 만날 줄 알았다면 나오지 않았을 거예요.” “왜? 한 회장의 돈은 받아도 되고 내 돈은 싫다는 이유가 대체 뭐야? 혹시 뭐, 드라마 같은 거 너무 많이 본 거야? 관심 없다는 듯 새침하게 굴고 그러면 뭐, 나 같은 사람이 ‘너 같은 여잔 처음이야. 단 한 번도 이런 대우 받아 본 적 없어.’ 하고 두 눈에 하트 뿅뿅 달고 꽃다발이라도 바칠 거 같아?” 그가 흐드러지게 막 웃더니 한순간에 얼굴을 싸늘하게 굳혔다. “집어치워. 나한텐 안 통해. 튕기면서 조신한 척 구는 애들, 한두 번 상대하는 거 아냐.” “맘대로 생각하고 멋대로 말해요. 불쌍하네요, 당신처럼 꼬인 사람이 아직도 있다니.” “돈을 적게 줄까 봐 그래?” 그녀는 어이가 없어서 사납게 눈을 흘겼다. 마치 더러운 인간하고는 상종도 하고 싶지 않다는 듯 눈을 내리떴다. 순간 그가 긴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으스러지도록 와삭 움켜쥐었다. “놔요!” “돈 천만 원쯤 던져 주는 거, 나한텐 껌값이야. 너 아니었어도 룸살롱 호스티스 애들한테 나갔을 돈이라고. 존심 차린다고 거절 말고 받지 그래? 알아보니 궁상 좀 떨던데.” “내 뒷조사를 한 거예요, 지금?” “이럴 땐 신원 확인이라고 하는 거야. 아버지 자서전 대필을 맡았다고? 믿을 만한 사람인지 아닌지 확인은 필요하니까.” “난 범죄자가 아니에요.” “책 좀 팠다는 것들, 이래서 작가, 검사 나부랭이들은 싫어. 곧 죽어도 자존심이지. 결국엔 다 돈 좇아가면서 자본주의를 혐오한다니깐. 학식 깊은 작가가 대필하면 어쩔 수 없는 생활고의 선택이고, 우리들이 잘 좀 봐줍쇼, 하고 건네는 상납금은 장사치의 더러운 야심이야?” “이보세요.”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다?” 미수는 입을 꾹 다물었다. “대필은 엄연한 범죄야. 미수로 그쳤지만 언제든지 기회만 닿으면 또 할 수 있는 너는 잠, 재, 적 범죄자고. 그런 일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 신원을 우리 쪽에서 의심도 못해?” “원하는 게 뭐예요?” “네가 맘에 들어. 내가 스폰이 돼줄게.” “장난해요?” “후회할 조건은 아니라고 보는데.” 그녀는 그의 제안이 말도 안 된다고 찌릿하게 쏘아보았다. 그때 그의 손길이 미수의 뺨을 스치듯 쓸고 떨어졌다. 그가 숨결마저 닿을 듯한 가까운 거리에서 비스듬히 얼굴을 기울였다. “돈은…… 이래서 좋아. 사람을 현혹시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