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비록》 첫 부분에서 류성룡은 전쟁의 참혹한 모습과 황폐화를 회고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전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난 실책을 반성하며 앞날을 대비하고자 하는 목적의식을 분명히 했다. 뿐만 아니라 왜를 대하는 조선의 단면적인 모습만을 다루지 않고 왜와 싸우고 명을 견제하느라 볼 수 없었던 조선 내부 문제까지 놓치지 않고 저술하며 임진왜란의 전황을 이해하는 데 무엇보다도 귀중한 역사서를 남겼다.
『징비록, 못 다한 이야기』는 류성룡이 지닌 경세가로서의 진면목을 살펴보는 책이다. 임진왜란 발발 이전에 생겨났던 외교관계의 문제점과 조선의 대응, 국난 극복을 위해 제기된 여러 개혁 조치의 배경과 내용, 왜와 명 사이에 놓인 조선의 갈등 등 문제에 봉착했을 때 현실을 분석하는 류성룡의 모습과 해결 방식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그간 지난 잘못을 반성하고 회고하는 모습의 류성룡만을 다룬 여타의 역사서와는 달리 왜와 명, 그리고 왕 사이에서 이해관계를 꿰뚫어 보려 노력했던 류성룡의 모습을 보여주며 전란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