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진짜 나랑 결혼하고 싶어?” “…그런 질문이 어디 있어. 가자. 어머님 기다리시겠다.” 혹시나 하는 희망이 있었는데 역시나였다. 윤동하는 이런 남자였다. 유진을 안을 때에만 가장 뜨거운 남자. “후우…. 유진아. 이러지 말자, 정말. 나 이러는 거 정말 힘들어.” 동하는 답답하다는 듯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유진을 바라보았다.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얼굴을 하고는 자리에 계속 머무르려 드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결혼식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해보려는 것도 어이가 없었다. 어차피 정략결혼인데 가만히 있기만 하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모든 것이 끝나있을 텐데 말이다. “우린 그냥 가만히 어른들 정해주시는 거에 따르기만 하면 돼. 넌 네 몸이나 신경 써. 얼른 차에 타자. 너 입술 파랗게 변했어.” 탁. 손을 뻗어 유진을 잡으려던 동하의 손이 차갑게 내쳐졌다. 이런 적은 처음인지라 그는 황당하다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오빤 그렇게 해.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아.” “…서유진.” “평소처럼 나한테 신경 끄고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