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익은 문제를 명확히 하는 데에 일가견이 있는 문학평론가이다. 사실에 접근하는 가장 온당한 방법을 찾는 능력은 기자 생활을 통해 얻은 것인지도 모른다. 2001년 그는 ''서력 기원의 네 자리 숫자가 모두 한꺼번에 바뀌는'' 상황에 눈을 돌린다. 서양 문명의 편의적인 연호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밀레니엄의 한국 문학을 고민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숫자가 바뀌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자본-과학 복합체 시대나 글로벌 시대, 디지털 시대의 문학에 대해 차례로 고민한다. 거기에서 21세기 한국 비평 문학의 과제를 마련한다.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21세기의 감회와 전망, 한국문학사의 개괄, 작품 평론. 21세기 한국문학의 상황 인식과 전망, 황석영의 『손님』을 비롯한 작품 평론 속에서 앞서 제시한 전망의 구체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