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시절, 다양한 관계들 속에서 상처 입고 그 상처가 아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우리는 어른이 되어간다. 가혹하고 비정하게 느껴지는 현실이 눈앞에 펼쳐져 있고, 때때로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진실을 확인해야 하는 순간이 오고야 만다. 하지만 그것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려는 노력을 응원하는 누군가가 곁에 있다면, 그것을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는 것을, 외로움 속에 놓인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작은 노력이 가져올 변화를 작가는 『틈새 보이스』에서 '사랑'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적이면서도 섬세한 심리 묘사와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야기로 수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작품을 통해, 때로는 여러 자리를 통해 항상 어린이들 가까이에서 함께하고 있다. 서울예술대학과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고, 진솔하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로 어린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1963년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와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5년 단편 『구슬아, 구슬아』로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을, 중편 『마음에 심는 꽃』으로 농민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1997년에는 제1회 탐라문학상 동화 부문을 수상했고, 『나쁜 어린이표』,『마당을 나온 암탉』,『까치우는 아침』,『내 푸른 자전거』,『여름 나무』,『앵초의 노란 집』,『샘마을 몽당깨비』,『목걸이 열쇠』,『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 등을 썼다.
대표작 『마당을 나온 암탉』은 알을 품어 병아리를 만들어 보겠다는 소망을 갖고 살던 암탉 잎싹의 이야기다. 양계장에서 편하게 사는 것을 포기하고 안전한 마당을 나온 잎싹은 우연히 청둥오리의 알을 품게 되는데, 그렇게 부화한 청둥오리를 사랑과 정성으로 키우고 자신의 목숨을 족제비에게 내주기까지 한다. 고통스럽지만 자신의 꿈과 자유, 그리고 사랑을 실현해나가는 삶을 아름다운 동화로 그려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학교에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혼자 캄캄해질 때까지 학교에 남아 동화책을 읽곤 했던 그녀의 글은, 발랄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글을 써나가는 다른 90년대 여성작가들 달리 깊은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그 대표적 예. 근대 · 문명을 상징하는 '마당'과 탈근대·자연을 상징하는 저수지를 배경으로, 암탉 잎싹의 자유를 향한 의지와 아름다운 모성애를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