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 같은 얼굴과 탄탄한 몸, 하지만 유아독존! 안하무인! 성격에, 한류 스타 강연우 더러운 성질로, 코디네이터만 19명이 넘게 갈아치우고, 그런 연우의 새로운 코디네이터가 된, 할리우드에서 온 실력파 이얀 연우 못지않게 거침없고, 강단 있는 성격의 그녀는 단 1년이라는 조건으로 강연우를 담당하게 되는데…… 어깨를 으쓱거리며 얀이 바지를 내밀자 연우는 신경질적으로 바지를 낚아채 뒤돌아섰다. 바지의 지퍼를 내리던 연우가 힐끔 뒤를 돌아보자 얀이 고개를 기울이며 눈을 깜빡였다. “안 나가냐?” “네?” “나가라고.” “왜요?” “왜? 왜요라니. 야. 나 지금 바지 갈아입는 거 안 보여? 넌 여자가 돼서 부끄러운 것도 없냐?” “연예인과 코디 사이에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코디한텐 연예인도 그냥 마네킹이나 마찬가지거든요. 아무런 느낌도 없어요. 벗으나 마나 그게 그거지.” “남자 아니고 마네킹? 아무 감흥이 없으시다? 벗으나 마나?” “남자 벗은 거 한두 번 본 것도 아니고. 패션쇼 한 번 하면 벌거벗고 다니는 짐승들 천진데. 부끄럽다고 얼굴 붉히고 말고 할 여유가 있는 줄 아십니까. 뭘 그런 걸 가지고 발끈하십니까? 직업정신 그거 무시하시면 안 됩니다.” 등에 와 닿는 벽의 찬 기운을 느끼며 얀은 바짝 다가선 그를 향해 손을 내저었다. 웬일로 고분고분하다 했더니 그놈의 성질이 어디 가나 싶었다. 팔 안에 얀을 가두듯 두 손으로 벽을 짚은 연우가 슬며시 얀의 얼굴 가까이 자신의 얼굴을 밀착시켰다. 얀의 뻗은 손이 연우의 가슴에 닿은 채로 굽혀졌다. 손바닥으로 단단한 그의 가슴이 느껴졌다. 타오를 듯 강렬한 눈빛으로 연우가 얀을 천천히 밀어붙였다. 얀은 코끝까지 바짝 그의 얼굴이 다가오자 찰나의 순간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연우의 입가가 비릿하게 말려 올라갔다. 얀의 귓가에 그의 뜨거운 숨결이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닿을 듯 말 듯 입술을 밀착시킨 연우가 작게 입술을 달싹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