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물빛의 피부색을 지녀 날 적부터 업신여김을 받던 불운한 여인, 사요. 대대로 왕의 여인을 배출한 촉가의 여식임에도 불구하고 평생을 천한 대접을 받으며 살아온 그녀에게 예기치 못하게 왕, 화무의 반려가 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오는데... 꽃잎과 그 안으로 그의 손이 오갔다. 병을 기울여 그녀의 수풀 위로 기름을 붓자 굴곡을 따라 흘러내렸다. 기름은 아직 그곳에 머물러 있는 화무의 손바닥까지 적셨다. 그의 손이 뭉긋하게 움직이며 기름을 그녀의 꽃잎에 흠뻑 문질렀다. 그의 손길에 그녀가 일일이 반응하며 움찔거렸다. 살아 있는 듯 팔딱거리는 동굴 속으로 그의 손가락이 들어갔다 나왔다. 처음보다 훨씬 움직임이 유연했다. 수축해오는 힘은 오히려 더 강해졌다. 흡족한 미소가 그의 입술 끝에 매달렸다. “숨을 쉬는 것을 잊으면 아니 된다.” 본능적으로 오므려 드는 그녀의 다리를 잡아당기며 그가 나직하게 말했다. 그녀의 엉덩이가 살짝 들렸다. 그가 허벅지 안쪽을 잡아 눌렸다. 그에 사요의 그곳이 적나라하게 위를 향해 드러났다. 방 안은 어둠에 잠겨 있었으나 살금살금 숨어든 달빛과 익숙해진 사요의 눈이 어렴풋이 둘의 모습을 잡아냈다. 허공에 들린 양다리가, 벌어진 사타구니 사이를 집요하게 내려다보는 화무의 시선 때문에 몹시 수치스럽게 느껴졌다. ‘하앗!’ 갑자기 아랫도리가 칼로 베인 것 같은 통증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