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검은 그의 눈동자를 손으로 살살 쓸어 보고도 싶고, 시원하게 뻗은 콧날을 매만져보고도 싶고, 단단한 허리에 팔을 두르고 남자답게 벌어진 가슴에 안겨 보고도 싶었고, 그리고…… 그의 뜨거웠던 입술의 감촉과 온몸으로 오르내린 전율을 다시금 느껴 보고 싶었다. “키스하고 싶어요.” “키스로 끝날 거라는 장담은 못 해.” “난 모든 사랑을 믿지 못하는 게 아니야. 내가 하는 사랑을 못 믿는 거지.” 사랑을 믿지 못하는 여자, 윤해원. “그 여자 엄청 사랑했다던데, 사랑하고 믿었던 여자한테 제대로 배신당한 거지.” 배신당한 흔적으로 심장이 얼어붙은 남자, 강태화. 그들의 은밀한 터치는 어쩌면 예정된 운명이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