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먹는 인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역사, 정치, 사회적으로 분쟁을 겪었거나 여전히 위험과 갈등이 산재하는 방글라데시, 베트남, 필리핀, 독일, 크로아티아, 소말리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한국 등 15개 국을 찾았다. 그곳에서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음식을 먹는 사람들, 침샘을 자극할 정도로 활력이 넘치게 먹는 행위에 열중하는 사람들, 민족과 종교도 어쩌지 못하는 맹렬한 식욕의 굶주린 사람들, 전쟁의 공포에 짓눌려 식욕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삶에 밀착해 들어가 그들이 간직해온 이야기와 기억을 나누어 받아먹는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함몰된 풍경을 끝까지 추적하는 기자의 본능적인 감각과 작고 미미한 것들을 읽어내는 작가의 섬세한 눈길이 결합되어 있는 책이다. 그 덕분에 “너덜너덜한 인간세계”의 풍경에서 저자가 포착한 ‘먹는 인간’의 모습은 애잔하고 슬프지만 풍요롭고 아름답다. 저널리즘과 문학이 아름답게 결합된 책으로 여행기나 취재기를 넘어서는 오묘한 빛과 질주하는 힘, 그리고 팽팽한 긴장이 담겨 있다.
저 : 헨미 요
邊見 庸
1944년생으로 일본의 대표적인 저널리스트이자 시인, 소설가, 에세이스트이다. 와세다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하고 1970년에 교도통신사에 입사했다. 베이징 특파원, 하노이 지국장, 편집위원 등을 거쳐 1996년에 퇴사하면서 본격적으로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1978년에 중국 보도로 일본신문협회상, 1991년에 『자동 기상 장치(自動起床?置)』로 아쿠타가와상, 1994년에 『먹는 인간(もの食う人びと)』으로 고단샤 논픽션상, 2011년 시집 『효수한 목(生首)』으로 나카하라주야상, 시집 『눈의 바다(眼の海)』로 다카미준상, 『1★9★3★7』(이쿠미나)로 시로야마사부로상을 받았다. 이 밖에도 『붉은 다리 아래의 미지근한 물(赤い橋の下のぬるい水)』, 『삶은 달걀(ゆで卵)』, 『영원한 불복종을 위해서(永遠の不服?のために)』,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수치(いまここに在ることの恥)』, 『나와 마리오 자코멜리 ‘생’과 ‘사’의 경계를 찾아서(私とマリオ?ジャコメッリ〈生〉と〈死〉
“타자의 눈으로 자신을 응시하고 자율적인 윤리적 갱생”의 길을 걷는 드문 일본 작가로 ‘싸우는 아쿠타가와상 작가’, ‘방랑의 아나키스트’, ‘상처 입은 코즈모폴리턴’, ‘전투적 염세주의자’, ‘무뢰파(無賴派) 언론인’ 등으로 불린다. 2004년 뇌경색으로 쓰러져 투병 생활을 하다가 2006년 『자신을 향한 심문(自分自身への審問)』으로 복귀해 다시 정력적으로 집필을 하고 있다. 닫기
역자 : 박성민
도쿄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본어학을 전공했고 한국, 일본, 미국에서 통번역사로 일했다. 넥슨재팬, LG전자, 한국산업번역원 등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번역서로 『나를 위한 교양 수업』, 『내가 논어에서 얻은 것』, 『우리는 빈곤세대입니다』, 『외우지 않는 기억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