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속이 훤히 보이는 블라우스를 입은 여자는 갈팡질팡 갈피를 잡지 못했다. 넘치는 기사도 정신으로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기로 했고 그 폭풍우와 함께 꼼짝없이 그 집에 머물러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전기까지 나가버린 그 밤, 두려움에 떨며 자신의 등을 안아버린 여자에게 벌써 모든 것을 빼앗겨 버렸던 것일까? 정신세계를 알 수 없는 특이한 여자라 생각했지만, 사랑해 버렸다. 사랑해서는 안 된다고 그녀가 말했지만 사랑하게 되었다. 사랑하기에 쉿! 모든 것을 감춰야 했다. “난, 대단한 여자거든, 아무나 사랑해선 안 되는 여자.” 모두가 몰라야 한다. 우리가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유를 위해 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