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짝달싹할 수도 없게, 사로잡혔다.
“아무래도 네가 우리 집안을 위해 결혼을 해야겠구나.”
스물네 살, 인하에게 아버지의 폭탄 같은 발언이 떨어졌다. 이제 갓 사회 초년생이 되어 인생을 즐길 생각에 부풀어 있던 그녀는 그저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지만, 파산 위기에 처한 회사를 구하기 위해서라는 아버지의 간곡한 요청을 뿌리치지 못한다. 마지못해 결혼을 받아들이면서도 21세기에 정략결혼이 웬 말이냐는 심정으로, 3년 내에 이혼을 하고 말리란 다짐과 함께 상견례 자리에 나간 그녀. 그러나 그 자리에서 처음 본 예비 신랑 우영은 이미 그녀가 알고 있는 얼굴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