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그게 무슨 소리예요, 난 대표님 한순간도 좋아한 적 없어요.” 태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똑바로 보며 앞으로 한 걸음씩 다가왔다. 큰 키에 건장한 체격의 그가 위압적으로 느껴져 시선을 떨군 다음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결혼이 하고 싶은 거라면 내가 해 줄게.” “뭐라고요?” “내가 해 준다고. 결혼.” 하은이 고개를 들어 멍한 눈으로 태우를 바라보았다. “싫어요, 저는 인하 씨랑 결혼할 거예요.” “그동안 나랑 붙어먹은 거 인하는 알아?” “대표님!” “이제 파트너가 아니라 결혼해 준다고.” 그의 눈길이 집요하게 하은의 눈동자에 들러붙었다. 심장이 제멋대로 흔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지금 그에게 흔들리면 안 된다고 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