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나랑 섹스는 왜 했는데. 설마 단지 섹스 파트너가 필요했던…. 젠장! 내가 네 욕구를 채워 줄 몸뚱어리였다는 거야? 단지 그거였냐고.”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우리 어떻게 헤어졌는지 잊었어? 네가 헤어지자고 했잖아! 그때 그렇게 헤어졌는데 어떻게 또 우리가 연애를 해! 내가 어떤 상처를 받았는데.”
네 번은 싫은 여자.
그리고…
“네 번은 싫다고 했지. 나도 네 번은 싫어.”
“무슨….”
“널 네 번이나 놓치긴 싫다고.
똑같이 네 번이 싫은 남자.
***
섹스를 모르는 몸이 된 건 아닌지, 지금 민호가 옷을 벗고 있는 상황에 이런 한심한 걱정들이 떠올랐다.
뜨거운 체온이 몸 위에서 느껴졌다. 민호가 이불을 치워 내고 뒤에서 맨살을 붙여 오는 순간 지은은 눈을 질끈 감았다.
“하아, 흥.”
귀를 깨물고 혀로 핥았다. 뜨겁고 벌써부터 헐떡이는 숨을 지은의 귓속에 흘리고 민호는 그녀의 어깨를 나른하게 매만졌다.
지은의 위로 냉큼 올라간 민호는 그녀의 다리를 넓게 벌렸다. 이렇게 다 보여 주게 될 걸 알았지만, 막상 그 순간이 오자 어쩔 수 없는 수치심과 창피함에 지은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예뻐. 예쁘다, 지은아.”
온몸에 자신의 흔적을 끈적끈적 묻혀 놓고 내 거라고 자랑하고 싶을 만큼 예뻤다.
저자 - 한야하
습관처럼, 버릇처럼 로맨스 소설을 읽고 쓰는 여자.
<출간작>
익숙하고 낯선. 단지, 그뿐. 조금 더 사랑을. 상상연애. 뻔한 너와 나. 발화점. 술 한 잔 당신 한 모금. 거칠고 뜨겁게. 국지성 폭설. 아찔한 스케치북. 네이키드 디시(Naked Dish). 관능적인 화상. 두 명의 황제(낮과 밤의 신부). 위시 리스트(Wish List). 이별 주도권. 두 명의 황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