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소속감.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
둘째, 가치감. 자신을 중요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
셋째, 자신의 능력에 대한 만족감.
아마 내게 있는 것은, 이 세 가지 중, 자신의 능력에 대한 만족감 정도?’
잊고 싶은 지난 날, 그 모든 걸 간직하고 있는 그 녀석과의 재회.
누구나 잊고 싶은 때가 있다. 그것이 외모 때문이든, 행동 때문이든, 상황 때문이든. 인생의 한 줄기로 남아 지워지지 않는 그때를, 지워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모두 알고 있고, 심지어는 다 기억하고 있는 사람을 만난다면?
콧대 높고 도도하기로 소문난 의상학과 꽃순이, 강가은. 어느 날 그녀 앞에 가은의 잊고 싶은 과거를 모조리 알고 있는, 그가 나타났다.
경영학과 꽃돌이 심건우. 그는 그녀의 초라한 과거마저도 좋다며, 시시때때로 그녀 앞에 나타나는데.
외모 때문이라면, 외모가 예뻐서 좋은 거라면…… 금방 떠나겠지.
왜 좋아하느냐 물으면, 예뻐서, 예뻐서라고 한다. 가은도 예쁘지 않을 때가 있었다. 아니, 오히려 인생에서 예쁘지 않을 때가 더 길었다. 순진하고 착했던 가은을 마치 봉처럼 부려먹었던 중학교 동창생들, 그 동창들이 마치 가은의 인생을 뒤집어놓기라도 할 기세로 우후죽순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심건우. 여자들이 따라다닐 정도의 외모를 가진 이 놈이, 가은이 좋다고 졸졸 쫓아다닌다. 그러나 가은은 자신의 과거를 모조리 알고 있는 건우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예뻐서 좋아하는 거라면…… 금방 또 자신을 떠날 것만 같으니까.
과거를 묻지 마세요 / 한동솔 / 로맨스 / 전2권 완결
한동솔
말하지 못할 청소년 시절을 겪고 그나마 사귀던 친구들과의 연을 끊고, 무언가에 실패하고, 사람 만나는 게 두려워, 매일매일 방안 침대에 틀어박혀있는 내가 나 스스로 나를 치유하고 싶어 쓰기 시작한 글이었다.
내가 만든 세상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만들어 겨우 겨우 가지고 있던 불만 불평을 말하고 나서야 살 것 같았다.
없는 글재주로 마음껏 끄적이고 난 뒤에야 잠이 들었다.
특별한 뜻 없이 내가 나를 위해 만든 글을 독자들은 공감을 해주고 나의 가상 인물들을 사랑을 받는다.
내가 인정받는 듯한 기분에 희열을 느꼈다.
앞으로도 내가 쓰는 소설을 통해 나에게, 그리고 내 글을 읽어주는 독자들에게도 잠시나마 일상에서의 일탈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