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처럼 늘 똑같은 옷차림에 빈틈없이 올린 머리, 매사 딱 부러지고 자기가 맡은 일은 정확하게 해내는 USM전자의 회장 비서 김현수. 그러나 사내에 퍼진 어이없는 소문으로 인해 회장의 큰아들 윤찬영 전무의 비서로 강등(?)당하는데, 윤 전무라면 공석인 그 자리에 도전한 모든 비서들의 눈물을 쏙 뽑았다던 악명 높은 인간이 아닌가! “아! 그 꽃다발?” 그는 오늘 아침 커다란 꽃다발에게 인사를 받았던 걸 떠올린 모양이었다. “꽃다발이 아니라 김현수입니다. 그냥 김 비서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찬영이 성큼 책상 앞으로 다가섰다. “회장실 비서가 왜 내 사무실로 온 거지? 강등인가? 아니면 지원?” 눈치 하나는 빠르네. “지원은 분명 아닙니다. 차출이라고 해 두죠.” “강등이군. 그쪽에서 무슨 실수를 한 건가? 문제 있는 사람은 나도 싫은데.” 놀리는 건지 정색하는 건지 전혀 알 수 없는 표정이다. 이 인간이 진짜. 가뜩이나 속 복잡한데 불을 지른다! 차분한 모습 속에 용암같이 뜨거운 성정을 감춘 여자, 김현수. 매사 빈틈없고 정확하며 표정 없이 차가운 남자, 윤찬영. 갑과 을로 만난 두 사람이 만들어 가는 복잡미묘 사내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