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회장의 동거녀 윤보희의 요청으로 20년 전 감쪽같이 사라진 류 회장의 아들을 찾고자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온 우진.
정·재계 내로라하는 영감들이 자신의 전속 개(犬)로 호시탐탐 탐내는 대호이엔씨 법무 & 기획 담당 이사의 업무를 소화하며 사람까지 찾는 바쁜 일상을 보내는 그에게 자꾸만 성질을 긁는 존재가 생긴다.
“내가 미쳤다고 나이도 많은 아저씨에게 들이대겠어요?”
주눅 드는 일 한 번 없이 입바른 소리만 하는 이서우. 하얗고 조그만 얼굴, 그린 듯 섬세한 이목구비와 물 흐르듯 부드러운 선. 양자역학과 천체물리학 책을 끼고 사는 누구든 몇 번이고 돌아볼 만큼 예쁜 여자애.
그 애를 마주할 때마다 우진은 자꾸만 평정을 잃고 달라지는 제 모습이 낯설다. 초등학교 선배의 딸이라고 하니 좀 챙겨 주는 것뿐이라던 처음의 생각은 어느새 핑계가 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핑계의 종말은 길지 않았다.
“그래. 그렇게 경험이 있으시다니, 그럼 살살 안 해도 되겠네.”
“지금 뭘….”
“좀 험하게 해도 되겠지?”
저자 - 피오렌티